과학은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다양한 실험실 장비를 필요로 한다는 상상을 자아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학의 전부는 아닙니다. 과학은 때로는 자연 환경이나 생명체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연구하는 것입니다. 특히 유인원 연구는 여성 과학자들이 선도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침팬지 연구에서는 제인 구달(Jane Goodall)이, 고릴라 연구에서는 다이앤 포시(Dian Fossey)가, 오랑우탄 연구에서는 비루테 갈디카스(Birute Galdikas)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모두 루이스 리키(Louis Leakey)의 지원을 받아 유인원 연구에 참여하며 '리키의 세 딸' 또는 '리키의 세 천사'로 불립니다. 특히 제인 구달은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진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구달은 곰비에서 침팬지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침팬지를 주로 채식 동물로 생각했지만, 구달은 침팬지가 육식을 즐겼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침팬지는 고기를 선호하며, 고기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또한, 침팬지 수컷이 암컷을 유혹할 때 고기를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그 중요한 사실은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당시 도구 사용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상식을 깨뜨렸습니다. 리키는 이에 대해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을 다시 정의하던가, 도구를 다시 정의하던가, 아니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는 유명한 발언을 했습니다.
구달의 연구가 유명세를 얻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가 지원을 시작했으며, 1962년에는 라윅(Hugo van Lawick)이 사진 작가로 파견되었습니다. 라윅은 네덜란드 귀족 출신으로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사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구달은 1963년에 "야생 침팬지 사이의 내 생활"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고하였고, 구달과 침팬지를 함께 담은 사진들은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구달과 라윅은 함께 생활하면서 사랑에 빠져 1964년에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구달 부부는 곰비로 돌아와 플린트(Flint)가 태어난 직후에 이곳에서 생활했습니다. 플로 가족은 항상 함께 지내며 플린트를 돌봤습니다. 플린트는 걷기, 뛰기, 나무 오르기와 같은 기술을 습득했으며, 침팬지들 사이에서의 소통을 배웠습니다. 침팬지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손을 잡거나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을 했습니다. 또한 침팬지들은 인간의 언어와는 다르지만 30가지 이상의 다양한 소리로 의사 표현을 했습니다.
1971년, 구달은 자신의 연구 일지를 바탕으로 "인간의 그늘에서"를 출간했습니다. 길들지 않은 동물들과 자연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미국과 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4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금발의 미인은 남자보다 침팬지를 더 좋아한다"는 재미있는 유명한 말구절도 나왔습니다. 1974년에는 구달이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습니다. 침팬지 사이에서 동족을 공격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관찰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목격한 구달은 침팬지에 대한 자신의 선입견을 바꿔야 했습니다. 침팬지도 잔인해질 수 있으며, 인간과 비슷한 어두운 본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구달의 보고가 살인을 옹호하는 근거로 오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구달은 정치적인 고려 없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주장했습니다.
1977년, 구달의 연구소가 제인 구달 연구소(Jane Goodall Institute, JGI)로 바뀌었습니다. 이로써 침팬지를 연구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구달은 이러한 발전을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구달은 걱정스러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야생동물과 침팬지들의 서식지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산림을 제거하여 농업을 확장하거나 목장을 건설하는 행위로 인해 침팬지들은 서식지를 잃고 있었습니다. 또한 불법 사냥꾼들이 침팬지를 잡아 팔기 위해 사냥을 벌이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구달은 1986년에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마무리하고 사회운동가로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야생동물 서식지가 있는 국가를 방문하여 정부 당국과 환경 단체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때에는 실험실에서 침팬지를 격리시키고 실험대상으로 사용하는 환경을 개선하도록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가했습니다.
1991년에는 탄자니아에서 10대 청소년 12명이 곰비를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고, 구달과 상담을 받은 뒤에는 어른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로써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이라는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운동은 현재 전 세계에 수십만 명의 청소년 그룹들과 연결된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성장하였습니다. 구달은 다수의 책을 저술하고 많은 영예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저서 중에는 "인간의 그늘에서" 외에도 "곰비의 침팬지들", "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 "희망의 이유", "생명사랑 십계명", "희망의 밥상", "희망의 자연", "침팬지와 함께 한 50년"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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