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라는 영화를 보고 숙주의 행동을 조종하는 생물에 대한 관심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연가시는 보통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지만, 물가나 웅덩이, 연못, 저수지, 동굴 등 물이 있는 곳이나 습기가 있는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현재까지 연가시는 보통 잠자리 등의 수서곤충이나 메뚜기, 여치, 사마귀, 딱정벌레 등의 곤충류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래에 사람에게도 기생한 사례가 미국, 브라질, 캐나다, 일본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77세 여성환자의 비뇨기계에서 발견되었고, 개의 구토물에서 오디흑연가시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인체 감염은 직접 감염은 하지 않고, 연가시에 감염된 곤충을 섭취한 송어, 개구리, 뱀장어 등을 생식함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람보다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곤충들은 연가시 외에 또 어떤 기생충에 의해 숙주가 되고, 또 행동을 조종당하고 있을까?
다음 사진은 북아메리카 지역에 주로 사는 골든로드 솔져 딱정벌레의 수컷이다. 자신을 유혹하려고 날개를 살랑살랑 흔드는 암컷에게 다가간 수컷은 화들짝 놀란다. 알고 보니 이 암컷은 이미 죽은 ‘시체’였다. 도대체 암컷의 시체는 어떻게 날개를 흔들 수 있을까? 미국 코넬대 연구팀의 발견에 따르면 암컷은 에리니옵시스 람피리다룸이라는 곰팡이에 감염된 상태로 암컷 딱정벌레의 몸에 들어가 암컷을 죽이고 성장하는 이 곰팡이는 암컷의 몸을 부풀리면서 마치 암컷이 짝짓기를 원하는 것처럼 날개를 펼치게 만든다.
‘좀비’가 된 암컷에게 짝짓기를 위해 다가간 수컷이 몸을 비비는 순간 치명적인 곰팡이에 감염된다. 골든로저 솔져 딱정벌레처럼 기생생물에 의해 몸이 조종되는 것을 ‘좀비 벌레’라고 부른다고 한다. 또 다른 좀비 벌레를 알아보자.
귀뚜라미, 메뚜기, 사마귀는 연가시나 모양 선충처럼 가느다란 줄처럼 생긴 기생충들에 의해 좀비 벌레가 된다. 이들 기생충은 번식과 성장을 위해 다른 곤충들을 이용한다.
물속에서 부화된 기생충은 일단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에 침투한다. 장구벌레가 모기가 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다. 모기가 귀뚜라미 같은 곤충들에게 먹히는 순간 이들 곤충으로 약삭빠르게 옮겨 탄다. 곤충의 몸속에서 영양분을 쫙쫙 빨아먹으며 성장한 기생충들은 번식 때가 되면 숙주인 곤충을 조종해 물속으로 뛰어들도록 만든다. 숙주의 시각체계를 혼동을 일으켜 숙주가 물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숙주는 물에 빠져 죽고 이때 곤충의 몸에서 조용히 빠져나온 기생충들은 물속에 알을 낳는다.
열대우림에 사는 곰팡이인 코르디셉스는 번식을 위해 왕개미를 좀비로 만든다. 코르디셉스는 감염시킨 왕개미의 머릿속에 화학물질을 분비해 왕개미를 조종한다. 코르디셉스는 왕개미가 한낮에 나무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나뭇잎을 물고 매달려있게 만든다. 곰팡이에 의해 칼슘 성분을 모조리 빨아 먹힌 왕개미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곧 죽는다. 밤사이에 개미 머리를 뚫고 자라난 곰팡이는 주변에 포자를 뿌린다. 그러면 포자는 나무 아래를 지나는 또 다른 개미들에게 쉽게 침투한다. 코르디셉스는 자신들의 포자를 퍼뜨리기 가장 좋은 장소로 개미가 이동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집시나방의 애벌레도 바큘로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가 된다. 바이러스는 애벌레에 ‘높이 올라가라’는 명령을 내리고 애벌레를 죽인다. 높은 곳에서 죽은 애벌레의 몸이 분해됨과 동시에 아래로 함께 뿌려진 바이러스는 지나가는 많은 생물의 몸에 들어간다.
논에서 주로 사는 작은 새우인 옆새우는 흡충에 감염되면 스스로 죽으려고 기를 쓴다. 흡충은 편평한 몸을 가진 작은 기생충이다. 옆새우는 보통 진흙 속에 살지만, 흡충에 감염되면 미친 듯이 헤엄쳐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줄기나 바위 위로 몸을 던진다. 몸이 드러난 새우는 쉽게 새 같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이 틈을 타 흡충은 새우를 먹은 동물들의 몸으로 이사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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